한반도로 확산하는 일본 방사능 공포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3-10-17 인쇄 공유 댓글 이메일 k101713fe-mj.mp3

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관련 기자회견과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반도에서 확산되는 일본 방사능 공포를 들여다봅니다. (김재원) 일본에서는 8개 현 이외에 다른 현에서 생산된 수산물들도 방사능이 많이 검출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수입금지 조치해야하는 것 아니냐 이거죠. (김우남) 지금 국민의 불안감을 달래주는 방법은 일본 수산물 단기간이지만 전면 수입금지 밖에 저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한국의 여당인 새누리당의 김재원 의원과 야당인 민주당의 김우남 의원이 최근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일본산 수산물 안전대책에 대한 질의를 쏟아내는 장면입니다. 이에 대해,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윤진숙) 저희가 지금까지 했던 조치를 가지고 충분히 전면 들어오는 걸 막는 조치와 비슷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고요. 이 같은 정부의 조치에도 한국인 4명 중 3명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때문에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누리당의 성완종 의원이 최근 전국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식품을 구입할 때 방사능 오염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74%를 넘었습니다. 또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금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65%로 조사됐습니다. 일본 방사능 공포는 수산물에 이어 옷감 원단과 화장품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한국 경기도에 사는 주부 이진선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이진선) 조카에게 줄 배냇저고리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서 수입원단을 골랐어요. 귀여운 무늬, 피부에 자극 없는 유기농으로 만든 면 때문에 그동안 일본산 원단을 즐겨 샀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네덜란드산 원단을 구입했어요. 사실, 일본 방사능 때문에 주부들이 자녀에게 만들어줄 옷감 선택에도 예민해졌거든요. 높은 가격, 최상급 대접을 받았던 일본산 화장품 판매도 신장세가 저조해졌습니다. 높은 가격의 수입산 화장품을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에서는 일본산 화장품의 판매부진으로 올해 들어 매출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오픈마켓에서도 시세이도를 비롯한 일본산 화장품 매출은 이달 들어 지난해에 비해 8% 하락했습니다. 오픈마켓이란, 온라인상에 개인이나 소규모 업체가 개설한 점포를 통해 구매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말합니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먹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화장품 쪽도 일본 방사능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오픈마켓에서는 지난 8월 일본산 기저귀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감소했고 일본산 미소된장과 국수간장은 10% 줄었습니다. 일본산 과자는 40% 크게 하락했습니다. 방사능 우려는 일본산 제품뿐만 아니라 신혼여행지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회사 ‘옥션’에서는 올 추석 때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해외여행지 1순위가 대만이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본 오사카가 1위를 차지했었지만 올해는 4위로 밀려났습니다. 일본 방사능 우려로 일본 여행을 꺼리고 있는 것입니다. 반값 항공권, 반짝 판매 등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여행객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또 다른 인터넷 회사인 G마켓에서는 지난달 일본 여행 판매 증감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나 뚝 떨어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9월까지 82%였던 일본 항공편 탑승률은 올해는 75%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중부, 북부 지역을 오가는 승객이 꽤 줄면서 항공사들은 노선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당장 대한항공은 이달 말부터 니가타와 오카야마 등 중, 북부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일 예정입니다. 대한항공의 김신희 씨가 한국의 YTN 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김신희) 방사능 등의 영향으로 북쪽 지역은 승객이 줄어들고 있어서 노선도 줄어들고요... 일본 방사능의 불똥은 애꿎은 미국 하와이에도 튀고 있습니다. 한국인 사이에 신혼여행지 1순위로 꼽히던 미국 하와이 여행이 방사능 때문에 취소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일본열도 동쪽의 바닷물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미국 중부 서해안 쪽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방사능 오염수가 내년 3월께 하와이까지 도달한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G마켓에서는 지난달 하와이 여행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나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2년 전에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는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 또 당사국인 일본과 한국, 북한 등 주변국은 물론 멀리 미국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 소식입니다. -- 한국 20~30대의 93%가 지구의 오염수준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 회사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가 20~3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지구의 오염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으며, 이 가운데 25%는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1%는 '앞으로 오염 정도가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라고 답해 환경오염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또한 79%의 응답자는 '환경보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해,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는 한편 환경보호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환경보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중 약 60%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실생활에서는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은 강한데 반해 실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20대에 비해 30대 응답자들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은 높으나 실천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 러시아가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의 활동가 14명이 ‘해적혐의’로 기소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지 LA타임스는 최근 러시아 무르만스크 검찰이 북극해 석유 시추 반대 시위를 펼친 그린피스 회원 15명을 해적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법에 따르면 이들은 최대 15년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들 활동가는 러시아, 미국, 영국, 핀란드 등 다양한 나라 출신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린피스 회원 30명은 지난달 19일 북극해에서 그린피스의 ‘아틱 선라이즈’호를 타고 북극해 석유 시추를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가 러시아 해양경비대에 붙잡혔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이 배를 타고 바렌트 해에 위치한 가즈프롬사 소속 러시아 석유 시추 현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를 했다”며 “시추 현장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붙잡았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의 강경 대응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산업이 러시아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추정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