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다음 수순 `징병제` 도입 ... 일본 방위성 내부 문건 폭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전쟁 할 수 있는 일본, 다음 수순은 ‘징병제’ 도입
이일우 군사 통신원 (자주 국방 네트워크 사무국장) / 입력 2015.09.25 16:40 ㅣ 수정 2015.09.29 13:58
기사 원문,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925601026
제국 해군 순양함 이름을 딴 헬기 항공 모함 '이즈모'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헌법 9조에 의거,
지난 70여 년간 유지해왔던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관련 법률 통과에 따라,
일본은 자국이 직접적으로 공격받지 않더라도,
외국에 대해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행사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이 국내.외 반발을 무릅쓰고, 집단 자위권 보유를 추진하게 된 것은
일본 내 정치적 원인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동맹국이 필요했던 미국의 요구가 가장 컸다.
아베 총리의 가문은
지금의 야마구치 현(山口県)을 근거지로 성장한 조슈번(長州藩) 출신이다.
조슈번은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을 일으키고, 정한론(征韓論)을 내세우며,
조선 침략에 앞장섰던 제국 육군을 이끌었던 세력이고,
패전 이후에도,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사토 에이사쿠(佐藤 栄作), 아베 신타로(安倍 晋太郎) 등의 총리를 배출했던
유력 정치 세력이다.
일본의 정치 체제는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을 뽑는 민주 공화정이지만,
세습 정치의 풍토가 상당히 남아있다.
각 지역들에는 정치 명문 가문(家門)들이 있으며,
아직도 상당수의 일본 국민들은
해당 지역의 정치 명문가 인물에게 표를 몰아주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경향은
집권당인 자유 민주당 정치인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아베 총리를 비롯해, 자민당 소속 의원의 40% 가량이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부친이나 친족들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아베 총리 역시, 소위 정치 명문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학창 시절 성적이 좋지 않았던 그는
도쿄대나 와세다대 같은 명문대 대신,
세이케이대에 진학하고,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중퇴하고, 제강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얼마되지 않아 이곳도 그만뒀다.
당시 유력 정치인이었던 아버지 아베 신타로 의원의 비서로 취업했다가,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하자,
그의 지역구인 야마구치 현 제 1 선거구를 물려받아 손쉽게 당선되었다.
아베를 총리로 만들어준 정치 세력은
과거 제국 육군의 잔재인 조슈번과, 제국 해군의 후손들인 사쓰마번(薩摩藩)이다.
이들 두 극우 세력은
과거 일본 제국 시대를 그리워하며,
평화 헌법의 폐기와 군비 증강,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강한 일본’을 주장해 왔다.
아베 총리는
재집권 이후 전쟁할 수 있는 나라 일본을 만들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책적으로는
중국의 위협 증대를 구실로,
미국 - 호주와 군사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자위대의 해외 무력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준비해 왔다.
공격 무기 보유가 금지된 자위대에 필요할 경우,
항공 모함으로 전용이 가능한 헬기 항공 모함 4척을 건조하며,
이 군함들에게,
제국 해군 시절 침략의 선봉에 섰던 군함의 이름을 그대로 갖다 붙였다.
공격용 부대인 해병대 보유를 위해, 육상 자위대에 수륙 기동단을 창설하고,
장거리 강습 작전을 위한 MV-22B 오스프리 수송기와 상륙 돌격 장갑차를 배치하는가 하면,
장거리 공습을 위한 전투기용 정밀 유도 장치를 몰래 구매하고, 공중 급유기 전력을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재래식 군사력 뿐만 아니라,
언제든지 대륙간 탄도 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로켓을 오래 전에 확보했고,
히로시마 원폭 8,000개 이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루토늄도 보유하고 있다.
대외 군사 동맹 강화, 공격 무기 확보와 함께,
일본 군국주의 부활 수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은 것이,
바로 징병제 도입 문제이다.
지난 8월 26일, 참의원 안보 법제 특별 위원회에서,
일본 공산당 소속 타츠미 코타로(辰巳孝太郎) 의원은
아베 내각이 ‘인턴 제도’라는 교묘한 말장난을 통해,
사실상 징병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그 근거로, 방위성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지난 2013년 작성된 이 문건에는
‘자위관 인턴십’이라는 이름의 정책 제안이 들어있는데,
이 내용을 뜯어보면,
아베 내각이 사실상, 징병제 도입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방위성이 검토한 ‘자위관 인턴십’의 내용은 이렇다.
방위성은 정부 업무 명령을 통해,
기업들에게 신입 사원들을 2년 간 자위대에 인턴으로 파견할 것을 지시하고,
그 댓가로,
일본 정부는 해당 기업들에게, 정부 보조금과 정부 계약 입찰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타츠미 코타로 의원이 공개한 자위관 인턴십 제도 주요 내용
자위관 인턴십 제도에 따르면,
육ㆍ해ㆍ공 일본 자위대는
기업에서 파견된 신입 사원을 임기제 사관으로 채용하고,
이 임기제 사관은 자위관 신분으로 정부에서 급여를 받고서 2년 간 근무하며,
2년 근무가 끝나면, 기업으로 돌아가 정규 직원으로 일한다.
방위성은
자위관 인턴십 제도에 대해,
“자위대는 어려운 모병 여건 속에서 젊고 유능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취업 적령기가 된 유능한 인력을 두고,
기업과 자위대가 소모적인 확보 쟁탈전을 벌일 필요가 없어 좋고,
기업은 자위관 근무를 통해,
팀워크와 행동 능력, 리더십이 다져진 우수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이 상생하는 이른바 Win - Win 효과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일본 여론은 들끓었다.
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정부가
기업에 각종 보조금과 세제 혜택, 정부 납품 편의를 제공한다면,
기업 입장에서 이를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방위성이 추진하고 있는 이러한 정책은
사실상 징병제나 다름없다는 것이었다.
방위성이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말 그대로 ‘전쟁’을 위해서이다.
일본 자위대의 병력 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병력 부족 문제가 가장 심한 육상 자위대의 경우,
정원 대비 90% 이상의 충원율을 가진 부대를 찾아보기 어렵고,
일부 특과 부대의 경우, 80% 미만의 병력으로 운용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가령, 육상 자위대 보병 사단 정원이 1만 명이라면,
실제 병력이 7,000 ~ 8,000여 명에 불과한 부대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사 시에 동원되는 예비 자위관의 경우,
정원은 4만 8,000명이지만,
실제로 편성된 인원은 3만2,000명에 불과하다.
정원에 맞춰 완전 편성되지 못한 부대는
작전 수행에 상당한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예비 전력이 없다면, 전투에서 벌어지는 손실에 대단히 민감해지기 때문에,
작전을 수립할 때나 수행할 때,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역 자위관들은 물론, 예비 자위관들 사이에서도
집단 자위권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기 때문에,
집단 자위권 법안이 통과되고, 향후 미국과 연합하여 해외 군사 작전을 수행하면서,
예비 자위관 동원령이 떨어지더라도,
이에 불응할 예비 자위관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방위성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병력 수급을 위해 꼼수를 쓴 것이,
자위관 인턴십 제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보 법안 개정을 통해,
이제 일본은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그리고 공격용 첨단 무기 도입과 부대 창설, 더 나아가 징병제까지 준비하고 있다.
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전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된 일본!
일부 극우 세력이 주도하는 군국주의 부활의 광기(狂氣)를
일본 국민들은 잠재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