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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젊은이들의 절망 헬조선 대한민국
kuwait park
2015. 9. 7. 11:19
젊은이들의 절망 헬조선 대한민국
자기의 박탈당한 미래를 되돌려 받을 길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절망 그 자체에 내 맡기는 곳
1990년, 가족 이민으로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왔을 때,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해야 했습니다. 다른 이민자들이 그렇듯, 우선 내 육체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했습니다. 알게 모르게 내가 특권의식에 쪄들어 있었던 대학생이었다는 사실을 그때 어렴풋이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나이먹고 나서야 그때 내 모습이 어떤 거였는지를 정확히 말할 수 있긴 했지만, 그때 몸에 익지 않은 노동은 갑자기 뭔가 사회적인 '신분의 하락' 처럼 느껴졌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생각만 진보연 했지, 실제로 저 역시 다 청소되지 않았던 한국의 봉건적 의식이 남겨 놓은 잔재들에 젖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튼 우리 가족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본을 투자하여 마침 시장에 나온 제가 일하던 가게를 산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더랬습니다. 물론 그것은 다른 고생문이 열린 것이었고, 온 가족이 휴일도 없이 노동력을 투하해 이윤을 만들어내 그걸로 먹고 사는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충분한 인컴이 되어 줬기에 우리 가족은 천천히 미국에서 자리를 잡아가며 살 수 있었습니다. 식료품과 잡화를 파는 우리나라 동네 편의점 같은, 여기서는 '컨비니언스 스토어' 혹은 '그로서리'라고 부르는 가게였는데, 딱히 수완이랄 게 없어서, 그냥 15년간 남들이 보면 멍청할 정도로 그 한 가게에서 우리 가족은 일을 했습니다. 특히 어머니께서 많이 고생하셨지요.
원래 가족들이 다 붙어서 하던 가게에서 머리 좀 컸다고 자식들이 하나씩 빠져나간 자리엔 온전히 아버지 어머니의 노동력이 투하돼야 했는데, 아버지도 아버지셨지만 어머니는 고생은 사뭇 달랐습니다. 아버지께서 청력도 잃어가시는데다, 가게 운영을 창의적이나 적극적으로 하실 수 있는 분이 아니어서, 그 몫을 어머니께서 다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고생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90년대 중반, 한국은 호황이었습니다. IMF의 충격 같은 것이 오기 전, 한국이나 미국은 모두 주식 바람이 불고 있었습니다. 친척들도 주식 이야길 하고 있었고, 그런 거 모르며 그냥 주어진대로 일하고 살던 우리 가족이 바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가게에서 일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재테크도 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우리 가족이 살 집을 샀고, 그냥 주어진대로 살았습니다.
가끔 한국에서 친척들이 와서 이렇게 살고 있는 우리를 보면 '미국 거지'라는, 별로 좋지 않은 어감으로 부르곤 했습니다. 아무런 삶의 재미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은 밤에 너무 일찍 술집 문을 닫아 재미없다는 이야기도 꽤 들었고,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뭔가 자극적인 볼거리 즐길거리들을 찾았으나 이른바 미국의 20대 도시를 꼽는다면 20위에 걸리고 했던 시애틀은 그런 재미는 별로 없는 곳이었습니다.
당시엔 지금처럼 인디언 카지노가 있어서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었고, 한국의 개저씨들이 좋아할만한 술집과 유흥 문화 같은 것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이곳에서의 삶은 정확히 일- 집 - 잠 이라는 패턴의 연속입니다. 그 가운데서 내가 할 수 있는 취미들을 찾아내야 하는데, 대부분은 골프나 혹은 저처럼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집에서 술 마시는 걸로 푸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저도 과거엔 그랬고) 불로소득이 꽤 돌아다니는 시대, 그렇게 번 돈은 유흥에 쓰였고,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취미들을 가졌습니다. 그때 돈 번 사람들이 미국에서 와인들을 마시기 시작했고, 와인 가격도 꽤 올라갔습니다. 시가를 피우는 사람도 그땐 꽤 많았고, 관련 전문 잡지들도 엄청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역시 실물경제의 바탕이 없는 허구만의 호황은 그 목숨줄이 짧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누렸던 호황의 댓가는 엄청났습니다. 김영삼 정권때 한국은 IMF가 찾아왔고, 미국에도 이후에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정점을 찍었던, 일련의 거품 붕괴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그때가 되어서야 우리 모두의 호황이란 것이 신기루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이 심지어는 미래 세대의 일자리와 안정된 삶을 미리 당겨 지금 세대에서 써 버린 것이란 사실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는 겁니다.
경향신문에서도 봤고,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 단어 '헬조선'. 대략 뭔지 정확히 흝어보진 않았어도 충분히 뜻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신조어를 합성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지금 한국의 젊은이들이 겪어야 하는 절망감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짐작케 해주는 단어가 바로 이 헬조선이라는 단어입니다.
디시위키라는 곳에 올라온 '헬조선'이라는 말의 한줄 설명이라는 것을 보면 우리 젊은이들의 절망과 아픔이 그대로 보여집니다.
http://wiki.dcinside.com/wiki/%ED%97%AC%EC%A1%B0%EC%84%A0
-사회의 부조리를 지적하면 패배자/빨갱이가 되는 국가.
-젊은이들의 아프면 청춘이 되는 국가.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욕심 부리면 안되는 국가.
-세상 모든 문제와 부조리가 내 마음가짐에 달린 문제인 국가.
-열쩡과 노오력 그리고 의지 세 단어로 모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국가.
-사회가 잘못되서 취업을 못해도 개개인의 노오력과 의지가 부족해서 취업이 안되는거라 말하는 국가.
-정부가 잘못해서 나라가 망했는데 국민이 욕을먹더니 급기야 미안하다며 전국민이 손주 돌반지에 할머니 금니까지 빼서 나라에 상납하는 국가.
-그걸 당연하게 여기며 국가의 문제가 생기면 '국민성금' 을 모아야 하는 국가.
-그러다 정작 국민한테 문제가 생기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국가.
-문제를 해결해달라 주장하면 체제를 위협하는 빨갱이/선동분자가 되는 국가.
-니 목숨은 니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국가.
-의무는 산더미인데 권리는 거의 없는 국가.
-엘리베이터 닫힘버튼을 너무 많이 눌러서 IMF가 왔다는 말을 정설로 믿는 국가.
-3류 가설에 불과한 낙수효과를 국가 최고대학 교수들이 15년간 검증된 정설인줄로 진심으로 믿고있었던 국가.
-30년전 작성한 교수노트로 종신교수직 끝날때까지 수업이 가능한 국가.
-백수고졸들이 해외사이트에서 가져온 새로운 정보를 대학교수들이 검색해서 줏어가 수업자료로 쓰는 국가.
-대학교수가 여학생을 강간하고 남학생을 착취,학대,구타,인분을 먹여도 다른 교수들이 탄원서를 써줘서 피해학생이 나쁜놈이 되는 국가.
-그 교수에게 이쁨받으려고 사건의 원인을 피해학생의 내성적이고 비사교적 성격탓으로 매도하는 자들이 학교 친구인 국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상위대학 교수임용은 교수들 지인과 그 자식들만 뽑히는 나라.
-기업이 애국심으로 돈버는건 아름다운 일이지만, 국민이 기업에 애민심을 요구하면 피해의식에 찌든 반사회성 인격장애자가 되는 국가.
-내 돈은 국가 돈이고, 국가 돈은 기업 돈이고, 기업 돈은 재벌 돈이고, 재벌 돈은 매년마다 최고치를 갱신하는 국가.
-돈을 많이 벌수록 세금을 더 적게 내는 국가.
-빚지고 토굴같은 단칸방에서 죽지못해 사는 자들이 재벌의 인생을 걱정해주는 국가.
-직접세는 낮은데 간접세가 높아 서민들이 먹고사는 것만으로도 빚을 져야하는 국가.
-우유가 썩어 돌아 제조업체들이 하수구에 폐기처분 하고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우유값은 주기적으로 인상되는 국가.
-우유값 인상을 핑계로 생필품 값이 오르더니, 마침내 나비효과를 통해 자동차 출고가격까지 올라가는 일치단결된 국가.
-어쨌든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해야 하는 국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국가.
-그래서 떠나려니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바짓가랑이 붙잡는 국가.
-한국사회를 비판했더니, 내 부모님도 한국인이니 나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하는 국가.
-국민 4대 의무 다 이행해도 나이가 어리면 사회적 발언권이 없는 국가.
-나이가 벼슬인 국가.
-극과 극이 상통하는 국가.
-좌우 구분이 어려운 국가.
-위아래 구분은 확실한 국가.
-답이 없는 국가.
-탈출만이 유일한 답인 국가.
-지금 이런 글 쓰면서도 정작 지가 돈벌고 위로 올라가면 태세전환 하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국민들이 사는 국가.
-친일매국노가 고위층이 되어 잘만 살아가는 나라.
-죄지은 자들이 천국에 살고, 죄짓지 않은 자들이 지옥에서 기어다니는 나라.
-따라서 죄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지옥과 비교하면 지옥한테 미안해해야 하는 나라.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아는 국가.
-기본권리를 잊고살면서 그걸 호의라고 생각하는 나라.
-사회문제가 나에게 유리할땐 보편적 현상이고, 나에게 불리할땐 일부의 돌발행동이라 말하는 나라.
-서구사회가 산업혁명기로 전환할때 성리학 타령 하고있었던 국가.
-핵을 맞으면 그 핵이 아까운 국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국가.
-스펙이 낮으면 스펙을 높이라고 하고, 스펙이 높으면 눈높이를 낮추라는 국가.
-회사는 직원의 사생활에 간섭하는게 당연하지만, 직원은 회사의 내부사정에 간섭하면 실직당하는 국가.
-성수저설(인간은 날때부터 물고태어난 수저의 재질로 인생이 결정된다) 이론이 완벽히 성립됨을 입증한 표본국가.
-군대면제된 매국노의 후손들이 군필한 일반 국민들에게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호통치는 나라.
-군복 한 벌 지어 입어본적 없는 사람이 국방 최고책임자가 되는 나라.
-군대에 가는것은 "국민의 특권"이라 말하면서, 정작 본인과 그 자식들은 무슨짓을 해서라도 그 특권을 거부하는 훌륭한 분들이 정치를 하고있는 나라.
-대통령, 국회의원이란 호칭 뒤에 '님' 이란 호칭을 또 붙이는, 이중호칭이 생활화된 동방예의지국가.
-골프치고 놀러다니면서 가끔 시민사회에 초창받아 극진한 대접 받는걸 1년 하면 순수연봉 1억6천만원에 사무실,자동차,비서,운전기사를 국민세금으로 무상으로 지급해주고, 품위유지비, 국무집행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해외여행,자식학자금,부조,축의금,생일선물,회식비,결혼기념선물 비용으로 자유롭게 사용하다가, 은퇴후 평생 죽을때까지 월 수백만원대 연금까지 받아갈 수 있는 신의직업이 있는 국가. (직업명 '국회의원')
-국가니 국민이니 열심히 싸우다가도, '국회의원 연봉인상안' 에 대해선 0무효 0반대 100% 찬성으로 표결되는 국가.
-애초에 제대로된 국가인지 자체가 심히 의심되는 국가.
-종북논리 하나면 독재자도 지지율이 치솟는 나라.
-진보라고 하면 왕정주의자 종북 취급 받는 나라.
-보수라고 하면 일베충 친일파 취급 받는 나라.
-보수라고 한적도 없고, 그냥 진보정당이 무능하다고만 말해도 자동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신으로 모시는 일베에 상주하는 성차별주의자가 되는 나라.
-부처, 예수, 단테가 목격하면 각자의 천국/지옥의 개념을 전면 수정할 것이 분명한 국가.
-중소기업을 가든 공기업을 가든 상사들의 꼰대질을 봐야하는 국가.
-재벌이든 중산층이든 서민이든 자신보다 아랫사람에게 갑질하려는 태도는 판박이인 국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말아먹는 국가
-나라 지키다가 다쳐도 치료비는 자기가 물어야 하는 국가
-지금 당장 망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라이자, 지금 망해도 망할 만했다는 말이 나올 법한 쓰레기나라.
-강제징병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옹호하고 또 국민들 조차도 "난 이미 갔다왔어" 식의 제도 개선의 의지가 없는 국가.
-밥 먹을때 조차 집단주의적인 국가.
-단군이래로 역사상 단 한번도 국민이 왕의 목을 베본적이 없는 나라.
사실은, 거의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에게서 빼앗아간 희망을 우리 세대에서 고갈시켜 버린 그 결과들이 참 처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를 지향하면서 미래에 써야 할 자원들을 지금 모두 써 버리고, 심지어는 지구인 모두가 먹고 남을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가격조절이란 명목으로 바다에 쌀을 갖다 버리는 이 잔인할 정도의 무분별함은 세계를 이상하게 구획해 버립니다.
인권이 누구에게나 소중하다고 말함에도 불구하고 세살배기 시리아의 꼬마는 시체가 되어 바닷가로 밀려와야 하고, 어디선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봉급과 조건을 요구받으며 가혹하게 일해야하고, 그런가 하면 어디선가는 자기의 박탈당한 미래를 되돌려 받을 길이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절망 그 자체에 내 맡기는 곳이 있습니다. 한반도는 불행하게도 그런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세대에서 실물적 토대 없이 무조건 성장만을 추구하던 죄가 그런 식의 벌을 낳았는데, 그 벌을 우리가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들이 받아야 한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그들에게 희망을 앗아간 조국은 '망한민국' 또는 '헬조선'으로 불리우고 있는 이 세대에 대해 우리 세대가 반성하고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지금이라도 노력해야 하는데, 여당의 대표라는 인간은 그것이 자기들의 책임이 아니라 오히려 열심히 일하고 그 댓가를 못 받아 최후의 수단을 들게 된 노동자들이 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뻔뻔함들을 접하면서 부끄럽고 미안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나마 저는 제 뜻은 아니었더라도 부모님 덕에 이들이 말하는 '탈조선'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깥에서 보여지는 한국이 더 자랑스러워지길, 그래도 희망하고 있습니다. 내가 그 땅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땅이 변할 거란 희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시애틀에서...
출처 : THIS IS TOTAL WAR
글쓴이 : 아르 아라크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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